1985년, 우츠기 노리유키
5월 17일. 이어서.
할아버님―조부께서 하라다 무테이의 정체를 깨달은 것은 그 모든 단서를 얻고서도 수 주일이 지나서였다. 그동안 두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친밀해졌다. 어쩌면 조부는 이미 한참 전부터 그에 대해 짐작하고 있었으면서도 믿으려 하지 않으셨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건, 인간으로서의 방어기제였을까.
반면 하라다 무테이는 스스로에 대한 말을 지독히도 아끼면서도 조부가 자신의 정체를 좇는 일을 암암리에 종용했다. 아마 모든 것이 의도한 일이었겠지. 그것이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는지, 의식적인 행동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내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