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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
전능하신 주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
우선 나의 부탁을 들어준 형제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 주님의 충실한 종이여. 그대에게라면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오랜 벗, M으로부터 시작된 형제들의 연이은 실종으로 인해 수도원의 모두가 불안 속에서 떨고 있는 지금, 이성을 지키고 있는 것은 오로지 당신뿐이었어요. 그러니 다른 누가 나의 고해를 들어줄 수 있겠습니까. 이를 데 없는 감사를 표해야 마땅하나, 지금 당장 흘러가는 시간조차 아까우니 서론은 짧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이른 밤이지만 기나긴 이야기를 시작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시간인 탓입니다.
그래요. 몹시도 기나긴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나 지금, 당신과 당신의―우리의 하느님 앞에 나의 삶을, 내가 짊어진 모든 죄악을 고백합니다.